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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구지원- 끈끈한 동료애와 대구시민들의 따뜻함


지난 3월 8일 새벽 10일간의 대구 파견 근무에 사용할 짐을 담은 캐리어를 끌고 나는 덕진소방서로 출발했다. 소방서에 있는 구급차를 가지고 직접 대구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구급차에 있는 장비들을 모두 내리고 근무중인 소방서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대구로 출발했다.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대구의 두류정수사업소의 모습은 놀라웠다. 언뜻 보기에도 100대가 넘는 구급차가 한 장소에 줄을 맞춰 주차되어 있었고, 구급차에는 각각의 소속이 쓰여 있어 한눈에도 전국에서 구급차가 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놀라움도 잠시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근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바로 출동 준비를 시작했다. 대구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구급차 내부 격벽처리를 하는 것이었다. 운전석과 환자석 사이에 있는 창문에 비닐을 덮고 테이프를 붙여 이송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격벽처리를 마치기도 전에 집결지 내 CP에서 출동 지령 소리가 들렸다. “43번 43번 출동입니다.” 신속하게 보호복을 착용하고 작은 종이에 직접 쓴 글씨가 적힌 간이 지령서를 들고 그렇게 첫 출동을 나갔다. 대구로 지원을 간 구급대원들이 주로 하는 일은 자가격리 중인 경증 확진자들 자택에 도착하여 구급차로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로 이송을 하는 것이었다.

첫 출동은 모든게 어색했다. 평소 3명의 구급대원이 타는 구급차에는 나 혼자뿐이었고, 출동 나오기 전 입고 나온 보호복은 답답하고 고글에는 습기가 차 운전에 방해가 되었다. 긴장감을 안고 자택에 도착하여 전화를 하고 기다리자 나보다 더 긴장된 모습의 환자분이 구급차에 급하게 올라타 문을 닫았다. 격벽처리가 되어 있어 대화를 나누거나 직접 접촉을 할 수는 없었지만 잠깐의 구급차를 타는 모습에서 불안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10일의 기간동안 내가 이송했던 환자들의 표정은 대부분 어두웠고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런 환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목적지까지 최대한 안전하게 이송을 하는 것이었고 목적지에 도착한 환자는 가벼운 고갯짓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송 중에도 수시로 보이는 전국의 구급차들은 나에게 긴장감보다는 든든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경적을 울려 쳐다보는 나에게 엄지를 세워주는 대구 시민들의 행동은 보람을 느끼고 힘을 내기에 충분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구에서의 근무를 통해 끈끈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 대구 시민들에게서 따뜻함을 느꼈다. 구급대원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발로 뛰신 대구소방 직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하루빨리 코로나를 이겨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생활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덕진소방서 팔복119안전센 윤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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