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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순환농업으로 농토에 미네랄을 돌려주자


인체의 성장과 활동에 꼭 필요한 영양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있다. 이를 5대 영양소라 하는데, 이 가운데 무기질 영양소라고 하는 미네랄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소량이긴 하지만 인체의 뼈, 치아, 혈액 등의 주성분이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체내 흡수작용에 관여하고, 여러 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약 54종의 원소 가운데 산소, 탄소, 수소, 질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무기질(미네랄) 이고, 체중의 5%인 약 3 kg 정도이다.

이러한 미네랄들은 대부분 우리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모두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인간이 필요로 하는 원소 가운데 17가지는 식물 필수원소와 동일하여 미네랄 외부 공급처로 식물이 아주 훌륭한 자원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식물은 토양으로부터 미네랄을 공급받아야 하므로 식품에 얼마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그 식물이 자란 토양이 얼마나 비옥한지에 달려있다.

현재 토양에는 50년전에 비해 절반 이하의 미네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1914년에는 사과 한 개면 인체가 필요로 하는 1일 철분의 50%를 섭취할 수 있었지만, 1992년에는 동일한 양의 철분을 섭취하기 위해 26개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일본에서도 동일한 양의 철분을 섭취하기 위해 1952년에는 1단의 시금치가 필요했지만, 약 40년이 지난 후에는 19단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20종 채소에서 1930년부터 1980년 사이 평균 칼슘은 19%, 철분 22%, 칼륨이 14%나 줄었다고 발표하였다.

이와 같이 세계 각국의 농경지에서 미네랄이 점차 감소하여 50년 사이에 농산물의 미네랄 함량은 최대 50분의 1, 적게는 1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추세는 현대농업이 집약적인 영농으로 많은 양의 미네랄을 토양으로부터 강탈했기 때문이다. 특히 더 많은 생산성, 농약 저항성 및 온도 적응성을 가진 새로운 작물을 개발하여 더 크게, 더 빠르게 키울 수 있게 하였지만, 영양소를 흡수하고 만들어내는 능력은 성장 속도에 맞추지 못했고, 연작재배가 이루어지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영양성분의 하락을 초래하였다.

이와 같이 농경지에 미네랄이 부족하면 농작물이나 사료작물에 미네랄 함량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이를 섭취하는 인간이나 동물은 미네랄 결핍으로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질병 예방을 위해 건강보조 기능식품 등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후손들을 위해 언제까지 화학물질로 만든 영양제를 먹일 수는 없다.

이제 우리 후손을 위해 살아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는 토양에 필요한 새생명은 화학비료에 의한 미네랄이 아니라 토양미생물이 분해하면서 만들어지는 미네랄이어야 한다.

그 미네랄을 제공하는 원료는 유기물(농작물 잔재물, 퇴비 등)이다. 유기물에는 식물생장에 필요한 영양소, 즉 미네랄이 들어 있다. 식물이 생장하는데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미네랄은 충분하지 않지만, 미량으로 필요한 미네랄은 충분히 들어 있다.


우리가 논에서 쌀을 얻었으면 부산물인 볏짚을 농경지에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가축먹이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볏짚을 먹은 가축의 분뇨라도 농경지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 자리를 화학비료와 유박비료가 대신하고 있다.

매년 도내에서 생산되는 690만톤(2019년 기준)의 가축분뇨를 농경지에 소비하려면 현재 농경지의 2.5배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여 만들어지는 유박비료를 사용하도록 보조금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경지 토양에 미네랄을 돌려주기 위해 가축분뇨로 만들어진 퇴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화학비료와 유박비료를 대체하고, 만경-동진강 유역의 수질환경을 개선하여 새만금호 수질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축산과 경종분야가 협업하여 상호 자원이 순환되는 농업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토양이 아프지 않고, 생명력이 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우리 후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이 될 것이다.

/전북농업기술원 안병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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