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부터 소방차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런데 선두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주인공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과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소방차의 모습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가장 앞에서 소방차를 이끄는 차량은 소형버스였고, 버스 위에 달려있는 전광판에는 지휘본부라고 쓰여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소형버스의 이름은 '익산지휘'이다. 지휘차라고도 불리는 이 차량은 익산 관내에 현장지휘가 필요하거나 사건•사고의 원인 조사가 필요할 때 출동한다.
의무소방원으로 소방서에 들어오기 이전에는 현장에서 지휘차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다. 현장지휘가 굳이 필요한가? 그냥 가장 먼저 도착하는 소방차가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닌가? 등의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대응단(현장지휘 및 화재조사를 하는 부서)에 근무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현장지휘는 현재 소방 대응 시스템에서 반드시 필요할뿐더러 앞으로는 더욱 지휘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익산소방서의 첫 번째 복무 방침은 ‘총력대응’이다. 사고 현장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신속하면서도 확실한 처리를 위함이다. 예시로 만약 익산 관내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의 인력 및 장비가 전부 출동하는 단계)가 아니더라도 보통 10대 이상의 소방장비가 투입된다. 익산 곳곳에 있는 119안전센터에서 하나의 화재현장으로 집결하는 것이다. 10대 이상의 소방차 및 구급차가 한 장소로 모인다고 상상해보자. 굉장히 복잡한 장면이 그려질 것이다. 즉 현장에서의 지휘 및 통제 없이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휘차에서는 출동하는 순간부터 다양한 임무가 시작된다. 신고자와의 통화를 통해 더욱 자세한 현장 상황을 듣고, 상황실과의 무전을 통해 추가 신고 사항 및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또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할 차량으로 하여금 객관적인 상황 및 규모를 파악하게 하고, 현장과 관련 없는 차량은 귀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현장지휘의 존재는 사건·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을 하면서도 소방 장비의 투입에 있어서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무질서한 다수는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기 힘들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총력대응’이라는 복무방침 속에서, 현장대응단(익산지휘)은 모든 사공의 힘을 하나로 합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책임이 큰 업무인 만큼, 익산 현장대응단은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현장대응단은 익산소방서를 언제나 밝히고 있을 것이다.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상방 김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