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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농업 R&D 역량 강화로 식량위기 극복 ‘앞장’

러-우크라 전쟁, 식량조달 ‘빨간불’
전북농업기술원 작물식품과 강영호 농업연구사



세계 3대 곡창지대는 북미 프레리(Prairie), 아르헨티나 팜파스(Pampas), 그리고 우크라이나 흑토지대이다. 이중 우크라이나는 예부터 ‘유럽의 빵 바구니’로 불리는 주요 농업생산국이다. 세계에서 우크라이나가 곡물 및 유지류의 수출량을 차지하는 비중은 옥수수 14%, 밀 9%, 보리 10%, 해바라기유 43% 등으로 오늘날 세계인의 식탁을 좌지우지할 만큼 농업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곡물 수출 및 생산 여건이 악화되었다. 곡물생산에 필요한 농토와 생산장비 등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수확한 곡물을 흑해를 거쳐 전 세계로 수출하는데 필요한 항구도시의 격전으로 해상운송도 막혔다.

이에 주요 농산물인 밀, 옥수수, 콩의 가격은 평년 대비 72~138%나 급등하였다. 또한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 후 수출이 어려워졌다. 이 결과 국제 식용유 가격이 급등으로 국내 식용유를 비롯한 라면, 튀김, 치킨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밀 가격 또한 급등하면서 국내 밀가루 가격과 밀이 사용되는 빵이나 면뿐만 아니라 시판 고추장, 햄, 어묵, 맛살 등 및 대체 품목인 쌀, 잡곡 등의 가격 역시 순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19.3%(통계청, `20)로 곡물의 80%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곡물자급률이 높은 캐나다(192%), 미국(120%), 중국(91%) 등과 같이 자국에서 소비되는 곡물을 자국에서 생산하여 식량안보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국가들에 비하여 식량위기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출 제한에 나서는 국가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상기후에 따른 농작물 피해, 코로나19 등 신종전염병 발생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 등 다양한 문제들이 우리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쌀을 비롯한 콩, 보리, 밀 등 풍부하고 다양한 식량 작물들이 재배되어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새만금간척지 개발에 따라 농업 용지 면적의 확대로 추가적인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라북도는 우수한 농업 생산 기반에 맞춤형 농업 R&D 추진으로 농업생산성을 극대화하여 식량위기를 극복하고 식량자주권 강화에 앞장서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면적 평야 및 간척지에 특화된 식량작물(벼·콩·보리 등)에 대한 지속적인 품종 및 재배기술 연구 강화와 현장실증으로 기술 보급·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 대면적 농작물 재배에 따른 방대한 양의 종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고품질 종자 생산·관리를 위한 첨단 장비 및 시설 등 인프라 개선 및 공급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기후위기·고령화·환경문제 등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애그리테크 시스템 구현을 위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융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연구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끝으로 농업인 및 산·학·연 등 혁신주체들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으로 지속적인 농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추가적인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이 약 10~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고곡가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반도 농생명의 중심 전라북도가 농업 R&D 역량 강화로 대한민국의 농업 생산을 주도하여 급격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식량안보 위기 극복을 위한 열쇠(key)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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