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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오늘 인천항에서 베트남으로 떠난 '비둘기 부대'를 아는 젊은이는 드물다. 베트남전이 끝난 지 한 세대가 지나 국군 파월 자체가 잊혀지는 마당에 주연급도 아닌 조연급 부대의 이름을 어찌 알 것인가. 비둘기부대는 전투부대가 아니라 2000명 규모의 공병부대이니 청룡이나 맹호 등 주연급에 비해 비둘기처럼 작고 평화로운 부대이자 좋고 나쁘고를 떠나 별다른 발자취를 남기지 못한 부대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막상 베트남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한국군의 발자취는 비둘기부대의 그것이다. 베트남 1번 국도에는 비둘기부대가 '따이한로'라는 이름의 환상도로를 건설하고 세운 비석이 지금도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비석에는 "비둘기 부대가 67년 3월 24일부터 69년 6월 28일까지" 건설했다는 한글 비문과 함께 태극기와 멸망한 월남기도 지워지지 않았다. 베트남전이 끝나자 베트남정부는 한국군의 모든 발자취를 지웠고 그럴 수도 없는 라이따이한들은 아직도 우리의 아픔과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는 마당에 그것은 반가운 흔적이다.
그것은 새삼 '비둘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장면이나 우리가 그것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이라고 생색을 낼 일은 아니다. 비둘기부대 자체는 파괴보다는 건설을 하여 따이한로도 건설했으나 그 비둘기는 노아에게 올리브잎을 물고 온 비둘기보다 전서구로 사용되는 비둘기를 떠올리게 해서다. 비둘기 부대가 떠난 지 반년 만에 청룡부대가 파견된 그 타이밍이 그렇다. 그런 용어의 혼란은 지금도 남아 있다.
최근 들어 세계의 각종 분쟁에 나서는 평화유지군이 나서면서 '평화'라는 말도 어려워졌고 여기에 일본 자위대가 앞장서 더 그렇다. '평화'와 '비둘기'에다 '자위'라는 어려운 말이 또 생겨난 셈이다.
2003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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