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과 함께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갈수록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문화와 역사, 천혜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산업이 발달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됐다.
각 자치단체들은 지역의 문화와 관광자원, 먹거리, 즐길거리 등 그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지역축제를 개발하고, 이어간다. 자치단체들이 지역축제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축제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다. 두 번째는 축제를 매개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해 지역에 경제적 이득이 되도록 도모하려는 것이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최소한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치러진 김제청보리축제가 누구를 위한 축제이며, 지속돼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축제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진봉면 새만금 민가섬 청보리밭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2010년 첫 개최 이후 10여년 간 진봉면 망해사 인근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새만금 6공구 원예단지 내 중민가 섬 일원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 행사가 문제점 투성이었다. 축제로서 존재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행사 장소를 옮겼는데 보리밭 조성이 미약하고 유채꽃만 일부 있는 등 청보리축제라는 주제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또 행사장소를 변경했는데도 이정표 하나 제대로 세우지 않아 방문객들이 행사장을 찾아 가지 힘들었다는 지적도 많다.
또 청보리축제가 축제로서의 한계성을 보이며 관광객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에만 보리 관련 축제가 3개다. 지역민들조차 찾지 않는 축제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놓치지 않고 찾아와 얼굴 알리기 여념이 없어 정치인 얼굴 알리기 행사라는 비아냥도 있다.
특히 이벤트 업체선정 문제다. 이번 행사에 투입된 예산은 도비 1500만원과 시비 2500만원, 자치위원회 2500만원 등 총 6천5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가 2천만원 이상이면 경쟁입찰을 해야 하는데 입찰도 없이 타 지역 이벤트업체를 선정했다고 한다. 왜 경쟁입찰을 하지 않았고, 누가, 어떤 경로로 지역업체를 외면하고 타 지역 업체를 선정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
김제에는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이벤트사가 5개 정도 있다. 그런데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사랑을 외치면서 타 지역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일거리는 물론 이익금도, 세금도 타 지역 몫이 되고 말았다. 그리 많지도 않은 지역행사를 손꼽아 기다리던 지역업체들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지역축제는 개최 목적이 있다. 이번 김제 청보리축제는 정체성 상실은 물론 관광객 동원의 실패,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부재, 지역업체를 외면하며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축제는 말 그대로 지역의 축제여야 한다. 지속 가능하고,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존재가치를 상실한 축제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만약 축제를 지속하려면 축제의 정체성 확립과 김제청보리축제에만 있는 문화와 역사, 볼거리와 먹을거리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축제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감한 폐지가 지역과 시민을 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