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515억원을 대학에 기부해 화제가 된 임실 출신 정문술 전 미래산업회장이 12일 오후 9시30분께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1938년 임실군 강진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성고를 졸업한 뒤 군 복무중 5·16을 맞았고, 혁명군에서 실무 요원으로 일하다 1962년 중앙정보부에 특채됐다. 직장을 다니면서 원광대 종교철학과을 졸업했고 1980년 5월 중정의 기조실 기획조정과장으로 있다가 실세로 바뀐 보안사에 의해 해직됐다. 사업을 준비하다 퇴직금을 사기당했는가 하면 어렵사리 설립한 풍전기공이란 금형업체도 대기업의 견제로 1년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당시 사채에 쫓겨 가족 동반 자살까지 꾀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1983년 벤처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후 무인검사장비의 개발에 도전했다가 벌어놓은 돈을 몽땅 날리는 고비를 겪었지만 국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반도체 장비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로 자리를 잡은 뒤 1999년 11월에 국내 최초로 미래산업을 나스닥에 상장해 '벤처 1세대'로 불렸다. 2001년 KAIST에 3백억을 기부한 데 이어 2013년 다시 2백15억을 보태 바이오·뇌공학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하는 데 기여했다. 당시 개인의 고액 기부는 국내 최초였다. 양분순씨와 사이에 2남3녀를 뒀다. 자녀들을 회사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2호실, 발인 15일 오전 9시.
'부(富)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515억원을 대학에 기부해 화제가 된 임실 출신 정문술 전 미래산업회장이 12일 오후 9시30분께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