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전북교육청지부는 18일 최근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행정직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와 행정실장과의 갈등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전북교육청의 책임있는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3년차 교육공무원인 A씨가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에서는 고인이 쓴 유서와 핸드폰에서 과중한 업무와 행정실장과의 갈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전공노 전북교육청본부는 "유서와 녹음파일, 유가족의 증언을 통해 2인 행정실에서 근무하던 고인은 평소 감당하기 버거운 업무로 힘들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평소 행정실장의 고성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전북교육청은 당장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외면했던 학교 관계자들과 심리적인 고통을 준 당사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전북교육청이 교원업무 경감만을 강조하면서 행정실 직원 대부분 살인적인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2인 행정실이 운영되는 소규모 학교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이 2인 행정실에 고인과 같은 신규직원을 배치한 것 자체가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유가족을 위로해야 한다"며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근무환경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행정실장은 학교 측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평소 고인의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입장이었다"며 "갈등은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괴롭힌 것은 아니다. 갈등이 생길 때 마다 서로 잘 풀었고,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너무 슬프고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지난 17일 감사에 착수했다.
/최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