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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시행 앞두고 교육 현장 '혼란'

"진로 선택 폭 넓어져 좋지만, 설명 부족해 준비하기 어려워"
"진로·적성 따라 원하는 꿈 이룰 수 있는 교육 기반 조성돼"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안정적인 정책 정착을 위한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장에선 교육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3년 동안 192학점을 취득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전북교육청은 1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다가오는 새 학기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관련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확대 ▲교원 역량 강화 및 학생·학부모 지원 ▲학점제형 공간 조성 등 학교 현장 지원을 위한 체계적이고 촘촘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확대를 위해 지난해 3월 전북온라인학교를 개교하며 140개 강좌를 개설·운영해 1학기 28개교, 2학기 24개교 등 총 124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참여학교 중 12개교는 소규모학교로 전북온라인학교를 통해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개설 여건 마련과 학생 과목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고교학점제 안정적 정착을 위한 설명회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를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으로 학생 맞춤형 진로·학업 설계 상담을 온·오프라인으로 확대하고, 학부모와 학생 대상 설명회와 도내 14개 교육지원청 중심 설명회 등으로 지역 밀착형 지원을 강화했다.

전북교육청은 고교학점제에 적합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공간 조성 사업과 미래형 교수·학습공간 사업을 추진했다.

일각에선 교육 불평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농어촌 소규모학교와 대도시 학교의 교육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은 온라인학교를 통해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다양한 과목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겠다 했지만 어려운 일"이라며 "온라인 학교를 쌍방향으로 하더라도 수업의 효과가 대면 수업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농복합지역의 경우 학급 수가 많지 않지만 교사 수도 많지 않아 학생의 진로·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를 이루기는 힘들 것"이라며 "고교학점제 시행은 수업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지역 교육의 격차도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읍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3년 동안 192학점을 취득해야만 졸업하는 고교학점제는 학업에 집중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참혹한 제도다"라며 "생계 위기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유급하거나 최악으론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고교학점제 도입은 과목 선택이 다양해져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꿈을 이루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면 학교 차원에서 과목 선택이나 대입 등에 관련한 설명이 부족해 고등학교 입학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고 난색을 보였다.

/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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