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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수괴 윤석열, 역사와 국민이 두렵지 않나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라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윤석열이 서울구치소를 나선 지 불과 몇일 만에 보여준 모습은 충격 그 자체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헌법 질서를 파괴한 내란의 주범으로 재판을 받는 처지임에도, 그의 처신은 마치 개선장군이나 된 듯 오만방자하다. 헌정 질서를 뒤흔든 미안함도, 수사와 재판을 받는 피고인의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석방 후 첫날부터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참모들을 만나 감사를 표하고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으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이는 직무정지 상태의 대통령이 뒤로는 ‘관저 정치’에 나선 것에 다름 아니다.

윤석열은 구속취소라는 절차적 판단을 자신의 무죄 인증서처럼 내세우며 기고만장하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어디까지나 구속기간 산정과 관련한 절차상의 문제일 뿐, 그가 저지른 중대한 범죄 혐의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아니다. 그런데도 윤석열과 여권은 마치 그의 결백이 입증된 양, 여론을 호도하며 정치적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전히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구속 직후의 모습치고는 낯부끄럽기 짝이없다.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서 나라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가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인사하는 모습은 또 무엇인가. 그 장면은 분열과 혼란의 신호탄처럼 보였다. 국민 대다수는 아직 그가 군과 경찰을 동원해 헌법을 무너뜨린 내란범으로 재판받고 있다는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구치소에서 잠을 많이 자 건강해졌다”, “교도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게 많은 곳”이라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피의자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반성하는 태도도 찾아볼 수 없는 몰염치한 행동이다. 윤석열이 보여준 이러한 태도는 국민을 속이고, 헌정질서를 경시하며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메시지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힘과 대통령실이 하나가 되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힘은 탄핵심판 변론 재개를 요구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을 무죄 방증으로 둔갑시켜 헌재 판결 이후의 ‘불복 빌드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다. 이러한 행태는 사법 절차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헌정질서에 대한 또 다른 파괴 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사회적 갈등은 가히 폭발 직전이다. 윤석열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숙해도 모자란다. 자신의 헌정 파괴 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헌재의 판단에 무조건 승복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며 권력을 다시 움켜쥐겠다는 탐욕을 드러낸다면, 그는 단군 이래 가장 추악하고 뻔뻔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윤석열은 지금이라도 헌재의 결과를 겸허히 기다리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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