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 있기까지 국경을 초월해 이뤄졌던 수많은 헌신과 노력…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적극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28일 전북특별자치도 전주근영중학교 커뮤니티홀에서 열린 제24차 한일공동 평화수업이 일본에서 온 요시다 준이치 전 교사의 위의 발언을 시작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근영중학교 조은경 수석교사와 일본 홋카이도에서 온 요시다 준이치 전 교사가 수업을 진행했고, 3학년 학생 30여 명 및 학부모, 다른 학교 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앞서 조 수석교사는 2003년 동경 역사심포지엄 및 한중일 역사회의와 국제이해학회를 계기로 일본 교육자들과 동아시아 평화와 우호를 위한 역사공동수업을 계획해 2005년부터 현재까지 한일공동 평화수업을 총 35회에 걸쳐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수업은 '오늘을 만든 그들, 우리가 만들 내일'을 주제로 에듀테크를 활용한 모둠별 토의로 수업이 진행됐으며, 영상 교육 등으로 통해 학생들의 이해와 참여도를 이끌었다.
이날 수업에서 조선인 강제 징용과 대한 독립을 위해 헌신한 외국인의 사례를 통해 역사적 정의와 시민의 역할을 이해하고, 현대 민주 시민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어 수업은 학생들의 '현대 민주 시민 선언문' 만들기 과정을 통해 과거의 독립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다름을 존중하며 연대의 필요성을 깨우치는 시간을 가졌다.
조 수석교사는 "이번 수업이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연관된 중요한 주제를 다뤘다"며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적극적인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시다 준이치 전 교사는 "한국의 독립 과정에 함께한 외국인들의 헌신도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기억을 한·일 교사가 함께 이끌어냄으로써 과거의 기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연대의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근영중 3학년 최민재 학생은 "오늘 수업 주제와 같이 '오늘을 만든 그들, 내일을 만든 우리'처럼 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수업을 통해 민주적 가치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한 교사는 수업을 듣고 "징용의 역사나, 외국인 독립투사 등의 어려운 수업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한 것이 인상 깊었다"며 "교사로서도 우리가 누리는 현재의 자유와 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요시다 준이치 전 교사는 일본교직원조합 홋카이도 대표로 2003년 조은경 교사와 도쿄회의 한일역사회의에서 각각 발표 교사로 만난 이래 지속적인 교류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특히 일본과 국내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미주에서 평화 헌법 수호 및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 운동, 홋카이도 내 아이누 민족의 인권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