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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새만금 잼버리 사태, 총체적 부실"

전북도 "감사원 결과 겸허히 수용하고, 운영 교훈 삼는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파행은 조직위원회와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의 허위 보고 등 전반적인 역량 부족으로 발생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0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추진 주체의 역량이 부족했고, 물자준비, 시설 설치, 부지 선정 등 행사준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미흡했다"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전북도는 2015년 7월 부지 매립이 필요한지 등 제반 여건 검토 없이 현장을 육안으로 둘러본 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관리기금의 사용이 농지조성 등과 직접 관련되는 용도로 제한돼 관광·레저용지인 잼버리 부지 매립에 기금을 투입할 수 없는데도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해 부지를 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직위 사무총장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을 선임하고, 국제행사 경험이 있는 직원 비율이 6.3%에 머무는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행사 기간 중에는 폭염 물자 등 야영에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고, 참가자 출입관리 등 현장대응도 부실했다. 행사를 위한 조경, 위생, 통신 등 각종 시설도 부실 설치했으며, 준비 상황 사전 점검·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각종 계약 비위와 외유성 출장 등 기강해이 사례도 발생했다.

이밖에 여가부는 조직위로부터 화장실, 샤워장 미설치 사실을 보고 받고, 현장점검에서 의료·사무기기 등 시설이 설치 완료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 시설 설치가 완료됐다고 허위 보고해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마련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담당 업무를 부실하게 한 여가부와 전북도에 주의를 요구하고, 여가부·전북도·전북교육청에 공무원 5명을 징계하라고 했다. 퇴직한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 여가부 출신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 등 7명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무원으로 재임용되지 못하도록 비위 행위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했다. 공무집행방해, 입찰방해 등 범죄혐의가 확인된 6명은 수사 기관에 사건을 넘겨 수사하도록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업무 처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해 발생한 사례"라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는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이번 결과를 계기로 국제행사 운영 전반의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향후 추진되는 국제행사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감사결과를 도정 전반의 국제행사 대응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역할 책임의 명확화 △결정구조의 신속성 △기관 간 협력체계 강화 △현장 중심의 실행 시스템 마련 등을 우선 추진해 국제행사 운영의 체계성과 일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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