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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 서해안권, 해양레저관광지로 거듭나길


전북자치도가 서해안권을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중추적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변화하는 관광 수요에 대응해 해양레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체류형 콘텐츠와 맞춤형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해양레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움직임이다.

전북은 이미 '해양레저관광산업 진흥 기본구상 용역'을 마치고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고군산군도의 스카이워크는 전북 해양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으며 말도 등대를 중심으로 한 해양문화공간 조성도 본격화되고 있다. 군산 무녀도의 ‘광역 해양레저체험 복합단지’는 오는 10월 개장을 앞두고 관광객 유치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고창, 부안, 김제 등지에도 해양관광 테마파크, 마리나 항만, 탐방로 조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물리적 인프라 확충에 더해 콘텐츠 개발에서도 전북은 적극적이다. 순창, 군산 등지에서 운영 중인 카누·카약·요트 등 해양레포츠 교육, 고창과 군산의 해양치유 프로그램, 명사십리 해변의 승마와 바다 캠핑축제, 만돌 갯벌체험장의 가족단위 체험프로그램은 관광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다. 특히 관광·힐링·체험이 어우러지는 프로그램들은 장기 체류를 유도해 지역상권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안겨줄 것이다.

또한 주목할 점은 민간투자 유치를 통한 마리나 항만 개발이다. 부안 궁항에서 추진되는 995억원 규모의 마리나계류시설 개발은 전북 해양레저산업의 민간협력 모델로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여기에 김제 국립해양생명과학관 유치 추진, 새만금 신항만 개항과 연계한 크루즈관광 TF구성 등은 해양문화·과학·교육의 융합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개발 사업이 단순히 외형적 확장에 그치지 않고, 지역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과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해양레저산업은 자연환경 보전과 주민참여, 계절성 극복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한다. 또한 서해안권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리기 위한 광역 연계 전략과 함께, 타 지역과의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 역량 강화도 시급하다. 전북만의 해양문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구축이 필요하며 국내외 관광시장 대상의 전략적 홍보 활동도 더욱 체계화되어야 한다. 크루즈관광, 해양힐링, 해양레포츠 등 세부 분야별로 특화된 클러스터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전북자치도가 추진하는 해양레저관광산업은 서해안권 전체의 균형발전과 국가 해양관광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지역주민과의 상생, 자연환경과의 공존,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전북이 명실상부한 서해안권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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