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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투표는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무기다


6.3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불과 엿새 남은 본투표에 앞서 오늘부터 이틀간 사전 투표가 시작되면서 이제 대선 후보자의 시간이 아닌 유권자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내란과 탄핵 사태로 무너진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며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재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우리는 지금 단순히 대통령 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길목에서 대한민국호를 안전하게 이끌어 갈 새로운 선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국가 대사를 앞두고 유권자 각자는 진지하고 냉철한 자세로 후보자들을 골라야 할 때다. 감정적 지지나 사적 인연, 진영 논리에 기대는 표심은 결국 스스로의 삶과 지역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냉철한 이성의 눈으로 정책과 자질, 도덕성을 꿰뚫는 '분별력 있는 한 표'의 행사다.

이번 대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여전히 활개치고 있는 내란세력 소거,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양극화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며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지방은 인구 유출과 산업 공동화로 존립 기반 자체가 위태롭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가 제시하는 지역정책과 공약은 생존의 문제이며, 헛공약을 남발한 후보에 대해서는 정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투표는 총알보다 강한 힘을 갖는다.

이번 대선도 유권자가 후보의 면면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들은 마련돼 있다. 3차례에 걸친 TV 토론은 비록 성희롱성 쓰레기 같은 언사도 있었지만, 후보들의 정책능력과 정치철학, 위기관리 역량을 비교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가정마다 배달된 책자형 선거공보는 후보의 정책비전과 이력, 공약뿐 아니라 병역‧세금‧전과 등의 이력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알 권리'가 충실히 보장된 선거인 만큼, 유권자는 '판별할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 회복의 분수령이 돼야 한다. 내란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었고 법치와 국민 참정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새 지도자는 단순히 정국 수습의 기술자가 아니라, 상처 입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고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통찰력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 갈등을 조장하는 언어가 아닌, 국민 모두를 끌어안는 언어로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여야 한다.

전북을 비롯한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수준 높은 도민들이 이번에도 정의롭고 통찰력 있는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무관심은 무책임의 동의어다. 비록 한 표는 작아 보이지만 모이면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양식 있는 유권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의 선택이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분열의 시대를 극복하며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다시 일으키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 한 표, 한 표가 모여 대한민국의 내일을 결정짓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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