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북본부는 19일 조사연구보고서 '美 관세정책 수출 영향 파급효과 발표했다.
美행정부 관세정책에 따른 전북 수출 및 경제 전반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은 전국과 상이한 수출 구조를 보이고 있어 이를 고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美행정부는 무역적자 축소와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위해 광범위한 관세정책을 추진 중이다. 철강·알루미늄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외에도 전 품목에 대한 보편관세와 일부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는 제한된 품목만을 대상으로 통상 압박이 이뤄졌던 트럼프 1기에 비해 강화된 모습이다.
2024년 전북의 對미 수출은 전년 대비 25.2% 감소하며 2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농기계·건설광산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급감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반도체와 컴퓨터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전국과 대조된다. 또 전북은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하는 전국과 달리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보였다. 전북의 주요 수출 경쟁국은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나타났다.
美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전북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규모효과(-1.23억달러)와 대체효과(+0.05억달러)로 구분해 추정한 결과, 연간 수출액은 1,621억원(1.19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북 전체 수출(63.6억달러, 2024년 기준)의 1.9%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품목별로는 철강관 및 철강선(-20.9백만달러), 농기계(-19.5백만달러), 자동차 부품(-18.2백만달러) 순으로 수출 감소폭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강관 및 철강선과 자동차 부품의 경우 고율 관세 부과로 여타 품목 대비 수출 감소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감소에 따른 역내 파급효과로 전북지역의 對미 수출 감소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역내 생산은 2,007억원, 부가가치는 560억원, 고용은 681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각각 전북 제조업 총생산액의 0.4%, 총부가가치의 0.4%, 제조업 취업자 수의 0.5%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美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전북의 수출 및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북 수출의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높고 일부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크다는 점은 美 관세정책에 대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 수출 감소는 지역 내 생산·부가가치·고용 감소로 이어져 지역경제의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美 관세정책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자체와 유관기관은 협력해 관세 대응 전담 창구를 운영함으로써 일원화된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관세 대응 정보 제공, 금융부담 완화 등의 지원이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농산가공품 등 유망소비재 산업에 대한 지원·육성을 통해 전북 수출의 회복 및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 소비재는 2022년 이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북 수출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재는 경기 변동에 따른 수출 변동성이 낮아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 완화에 효과적이며, 수출 확대시 중간재와 자본재 중심의 전북 수출 구조를 보완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재편해 나가야 한다. 전북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전주 탄소소재 국가산단 조성 등을 통해 첨단 소재 산업 육성에 유리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미래 유망 산업 중심으로 수출 품목을 재편하고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여 수출 확대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