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서 생산된 햇양파가 다시 대만 수출길에 올랐다. 이는 지역 농가의 숨통을 틔우고 전북 농산물의 해외 경쟁력을 재확인한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이번 수출은 남원출신 출향인사 가족인 경북통상(주) 김병우 부장이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판로를 개척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출향인사가 외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맥을 고향을 위해 기꺼이 사용한 이번 사례는, 향후 전북 농산물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훌륭한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남원시는 최근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2025년 햇양파 대만 첫 수출 선적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했다. 총 240톤 규모의 양파가 7월 초까지 10차례에 걸쳐 대만으로 수출될 예정인데, 총수출액은 1억5쳔여만원에 이른다. 이는 2022년 중단되었던 수출이 2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중·조생종 양파 출하가 몰리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남원시는 1천톤 규모의 추가 수출도 준비 중이다. 이에 지속적 수출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수출전용 생산단지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홍보 및 판촉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더욱이 수출품목이 양파에만 그치지 않고 사과, 배, 복숭아 등 도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에서 눈여겨볼 점은 출향인사의 역할이다. 고향을 떠나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북출신 출향인사들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과 인맥을 쌓고 있다. 이들 가운데 유통, 무역, 외식, 물류, 식품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역량은 지역 농산물의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자체와 농협 등 관련 기관이 이들 출향인사들과 긴밀한 연계망을 구축하고 끈끈한 네트워킹을 통해 수출 판로 개척에 나선다면, 수출 성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남원의 햇양파 대만 수출 재개는 단순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서는 상징성을 갖는다. 이는 전북의 농산물이 품질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자신감이며, 그 가능성을 열어줄 열쇠가 바로 ‘사람’ 즉, 지역과 연결된 출향 인사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는 K-콘텐츠 붐을 타고 한류가 문화 전반을 넘어 식문화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김치 등 전통식품뿐 아니라, 신선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발맞춰 전북도는 보다 전략적인 수출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해외 트렌드에 적합한 품종 개발, 글로벌 유통망 확보, 브랜드 마케팅 강화 등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전북의 농산물 수출은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남원의 햇양파 사례는 지역 농업의 희망을 다시금 일깨우는 신호탄이다. 앞으로도 출향 인사들의 애향심과 전문성을 활용해 전북의 더 많은 농산물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한 민관 협력 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제 전북은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농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