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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도지사 완주 방문…‘군민과의 대화’ 끝내 무산

-김 도지사, 찬반 주민 입장 존중하며 공론화 이어가야
-통합 반대 주민, 김 도지사 방문에 격렬하게 반대
-도지사 차량 막고 주민 공무원 한데 뒤엉켜 아수라장
김관영지사가 2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완주군 방문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가 25일 완주군청을 방문해 유희태 군수로부터 군정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 보고를 받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나, 당초 계획됐던 ‘군민과의 대화’는 전주·완주 통합을 반대하는 군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완주군청에 도착했지만, 군청 앞에서는 완주군의회와 군민들이 주최한 통합 반대 집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는 ‘완주·전주 통합 결사반대’, ‘김관영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곳곳에 세워졌고, 군의원 10명은 삭발식을 진행하며 도지사의 통합 추진에 대한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군정 업무보고에서 유 군수는 완주군의 시(市) 승격 필요성과 수소 산업,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을 언급하며 도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군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다. 향후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50%를 넘지 않으면 통합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지사는 “완주 발전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통합 여부는 군민의 뜻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정치적 논리보다는 군에 실익이 되는 경제 논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찬반 양측 군민들이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충분히 토론하고 표결을 통해 결정된 사항은 모두가 수용해야 한다”며 “군민에게 모든 것을 맡기자는 군수의 의견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청 옆 문예회관에서 예정됐던 군민과의 대화는 통합 반대 군민들의 반발로 끝내 열리지 못했다. 격앙된 군민들이 김 지사의 이동을 막아섰고, 일각에서는 도지사 측 경로를 막는 과정에서 군청 직원을 위협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에 김 지사는 기자실로 이동해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통합 결정은 군민의 몫”이라며 “찬반 입장을 가진 주민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공론화를 이어가야 한다. 도지사로서 군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를 거부하기보다 도지사에게 요구사항을 민주적 절차로 전달해 주면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유희태 군수도 “현재 군의회가 통합에 앞장서 반대하고 있으며, 군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는다면 군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실을 나온 김 지사는 군청 복도에서 집결한 반대 군민들에게 가로막혀 한동안 발이 묶였다. 군민, 군의원, 공무원 등이 얽히며 복도는 한때 아수라장이 됐고, 군민들은 도지사 차량 앞까지 가로막으며 강하게 항의하는 바람에 결국 경찰력이 투입돼 상황이 정리됐다.

한편 유의식 완주군의장은 “김 지사가 일부 군민의 찬성 건의서를 이유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며 “주민 설득과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완주=김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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