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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정치 짓밟은 이춘석, 당장 사퇴하라

전북 정치에 또 한 번 치욕스러운 장면이 연출돼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북출신 인사들이 장관과 국회 요직에 대거 중용되며 지역발전의 전환점을 맞이한 상황에서, 이러한 사태로 모든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특히 탄핵에 따른 정권 교체 초기에 여권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이다.

이춘석 의원(익산갑 4선)이 국회 회기 중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의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다가 포착돼 논란이다. 이 의원은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이다. 해당 분과에 AI 정책을 다루는 TF가 속해 있다. 더구나 이 의원이 거래했던 주식들은 공교롭게 그제 발표된 ‘국가 AI 프로젝트’ 관련 종목들이다. AI 정책 결정 책임자로서, 1억대의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계획적 차명거래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직무 관련성까지 의심을 받고 있다. 국민의 대표로서 법을 만들고 심의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이가 회기 중 주식에 몰두했다는 사실은, 유권자와 국민 전체를 우롱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이춘석 의원은 여론의 압박에 밀려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이는 본질을 흐리려는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제명까지 했지만, 그가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며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이상, 이 사태의 책임은 결코 정리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직이라는 방패막이를 등에 업고 수사를 받겠다는 심산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도민과 국민을 이중으로 기만하는 것이다. 결코 탈당과 사임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민주당이 진실을 제대로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전북 정치의 상황은 절박하다. 국회의원 한 사람의 무책임한 일탈이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북 정치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춘석 의원의 잔류는 이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몸부림일 뿐, 전북을 위한 봉사의 자세도,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도 찾아보기 어렵다. 바퀴가 빠진 자동차는 달릴 수 없다. 지금 전북 정치가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 한 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춘석 의원이 그 차량에서 내려야 전북 정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치란 국민에 대한 책임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해야 한다. 더욱이 국회 핵심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라면 누구보다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원칙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 계좌로 주식을 사고팔며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도, 회피도 아닌 전면적인 책임 이행이다. 이춘석 의원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즉각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이 도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마지막 예의요, 도리다. 동시에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정치권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와 특권의식을 일소하는 계기로 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 글쓴날 : [2025-08-06 1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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