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식품기업들이 아시아 수출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베트남과 홍콩이라는 아시아 전략적 거점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내며 ‘전북 농식품’의 브랜드 파워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이야말로 단기적 성과에 도취되기 보다 지속 가능한 수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7~9일 베트남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Vietfood & Beverage 2025’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음료 전문 전시회로, 20개국 900여 개사와 1천여 기업, 3만 명의 바이어와 관람객이 참가했다. 전북도는 도내 유망 농식품기업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가해 총 30건, 9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성과를 올렸다. 전북도는 참가 자체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사전 설명회를 통해 동남아 소비 트렌드와 유통 구조를 철저히 분석해 수출 요건과 진입 전략을 공유하는 등 ‘준비된 진출’을 실행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김, 코인 육수, 추어탕 HMR, 전통 건강음료 등 청정 원료 기반 간편식과 프리미엄 제품은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A업체는 천마 음료로 현지 표시 요건에 맞춘 제품 리뉴얼을 준비 중이며, B업체는 김·김스낵으로 다양한 국가의 후속 미팅을 추진하고 있다. C업체는 프리미엄 유아식품으로 현지 유통망과 접촉하며 진출 발판을 마련했는데 이는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사례다.
이러한 흐름은 오는 14일 홍콩에서 열리는 ‘2025 HKTDC Food Expo PRO’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28개국 1천743개사가 참가하고 50만 명이 방문한 이 박람회에서 전북은 전통 디저트·비건 스낵·건강기능식품·해산물 HMR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앞세워 홍콩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홍콩은 아시아 물류·유통의 허브로, 성공적인 진출이 이뤄지면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을 열 수 있다.
하지만 수출 확대가 ‘박람회 중심의 단기 성과’에 머무를 경우, 지속 가능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해외시장 개척은 제품의 품질 경쟁력, 현지 문화 적응력, 안정적 물류망, 장기적 바이어 관리 등 다층적 요소가 결합돼야 한다. 특히 전북 농식품기업의 상당수는 영세·중소 규모로, 개별 기업이 해외 마케팅·물류·인증 절차를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공동 브랜드·통합 마케팅 구축, 해외 인증 및 규제 대응 지원, 물류비 절감형 공동 배송체계, 현지 상설 전시·판매 거점 마련 같은 구조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민선 8기 전북도정은 해외시장 석권을 선언하며 수출 다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성과’에서 ‘체계’로의 전환이다. 중장기적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해외 바이어와 신뢰를 쌓고 현지 소비자에게 ‘전북 농식품’이라는 브랜드가 곧 품질과 신뢰의 대명사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 전북의 농식품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이번 성과가 그 여정의 확실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