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12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협치를 주문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2일 민주당 출신 당대표, 국회의장 등 당 상임고문인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었다.
이 자리에서 상임고문들은 정 대표에게 집권여당은 당원이 아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하고, 지나친 속도적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야당과의 협치를 주문했다.
김원기 고문은 “앞으로 잘해왔듯 정 대표가 당을 든든하게 잘 이끌어주실 거라 믿고 부탁한다”면서 “정 대표의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감 있고 성공할 수 있도록 모두의 힘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하지만 이어진 다른 상임고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세균 고문은 “윤석열 정부 파멸 근저에는 정치 실종이 있었다”면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서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협치를 요구했다.
정 고문은 또 ‘오는 15일 광복절에 열리는 국민 임명식에 국민의힘 등이 불참하는 것과 관련, “모든 국민의 축제 속에서 임명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일부 국민만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임명식이 된다면 그 의미가 반감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용득 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 중 국민보다 반보만 앞서가라는 말이 있다. 너무 앞서가도 국민이 따라오지를 못한다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으라는 했는데 그게 국민 눈높이 아니겠나”라며 지나친 속도전을 우려했다.
문희상 고문은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단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과한 것이 오히려 미치지 못하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임채정 전 의장은 “내란의 뿌리를 끊어야겠다는 정 대표의 발언이 때로는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본질에서는 올바른 역사적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박병석 고문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 실종을 반면교사 삼아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국민의 통합과 공감대가 있어야만 국정의 모든 분야, 외교 분야까지 힘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고문단의 발언을 각각 요약해 말한 뒤에 “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당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3개월에 한 번씩 (고문단을) 모셔야겠다”고 화답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