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권도연맹(ATU) 본부가 태권도의 성지, 무주 태권도원으로 둥지를 옮겨 새롭게 출발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공간 이전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태권도의 종주국으로서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하고, 더 나아가 세계 스포츠 외교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역사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ATU는 아시아 대륙을 대표하는 태권도 기구다.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60%가 집중된 지역으로, 태권도 수련 인구 역시 세계 어느 지역보다 많다.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세계적으로 태권도 인구는 약 8천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시아 대륙 수련 인구는 약 5천만 명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들 수련 인구 다수가 젋은층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ATU의 상징성과 영향력은 막대해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이러한 조직의 본부가 대한민국, 그것도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 시설인 무주 태권도원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곧 한국이 태권도의 세계적 중심임을 공인받는 것이자 향후 국제 태권도 외교와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무주 태권도원은 이미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 시설로, 수련·연수·대회 개최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태권도 메카’다. 이번 ATU 본부 이전으로 무주는 국제 태권도 네트워크의 허브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 국제대회와 합동훈련은 물론, 각국 협회 간 교류와 세미나가 이어지면서 무주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태권도 교류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세계 각국 협회 관계자들이 무주를 찾고, 정례적인 국제대회와 합동훈련, 청소년 글로벌 캠프가 열리며, 세계 태권도 지도자와 수련생들이 끊임없이 기량을 연마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이전이 갖는 의미는 태권도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효과가 가장 두드러진다. 스포츠는 이제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관계를 조율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외교 수단이다. ATU 본부가 한국에 자리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아시아 각국과 스포츠 외교의 접점을 크게 넓힐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나 청년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태권도라는 공통 분모를 매개로 신흥 개박국 등과 우호적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ATU 본부 이전으로 국제대회와 연수 과정이 정례화되면,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 방문객이 무주를 찾을 것이다. 숙박, 교통, 음식, 관광 등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이 돌고, 무주가 ‘태권도 특화도시’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까지 높아질 수 있다.
전북도와 무주군이 강조하듯, ATU 본부 유치는 무주가 ‘태권 시티’로 성장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나아가 국기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이전 논의에도 불이 붙을 수 있어, 무주가 종주국 태권도의 상징적 수도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된다.
그런 한편으로 태권도는 전통적 무예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ATU는 태권도의 e-스포츠화, 인공지능(AI) 심판 도입, 디지털 교육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지향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시도가 무주 태권도원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태권도의 전통과 미래를 동시에 주도하는, 이른바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할 것이다.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며, 태권도가 21세기형 글로벌 스포츠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이번 성과는 결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전북도와 무주군, 국회 안호영 의원 등 정치권과 태권도계가 힘을 모아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 끝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황인홍 무주군수가 언급했듯, 지역사회의 열정과 노력이 쌓여 비로소 현실화된 결과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단순한 ‘본부 유치’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이를 실질적인 발전 동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제대회 유치, 선수와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의 체계화, 청소년 글로벌 캠프와 국제 학술 포럼 운영 등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이전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무주는 물론 전북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오는 9월 3일, ATU 사무공간 개소식과 김상진 회장의 이·취임식이 열리면 이전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다. 이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세계 태권도 질서가 무주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한국 스포츠사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아시아태권도연맹 본부의 무주 이전은 태권도의 세계화를 한층 공고히 하고, 대한민국을 국제 스포츠 외교의 핵심 무대로 올려세우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무주가 태권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세계 태권도 수도’로 당당히 서기를 기대한다. 이번 APU 무주 이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무주가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스포츠·문화 교류의 중심지가 되기를 전북도민과 함께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