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본격적인 스포츠 외교 행보에 나섰다. 이번에 추진된 케냐 등 아프리카 5개국 태권도 선수단 초청은 올림픽 유치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세계 체육계에서 아프리카의 표심은 국제 스포츠 기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이번 초청은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외교적 네트워크 확장에 큰 의미를 둔다.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환영 오리엔테이션과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는 ‘2025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 참가는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국제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북이 세계 태권도의 중심지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전북도는 항공료부터 숙박·식비까지 전액 지원하며 그동안 재정적 한계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웠던 선수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2036 올림픽 유치는 단순히 전북의 명예나 전주라는 도시브랜드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할 가치가 있다. 한국은 이미 서울올림픽과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국제 스포츠 외교의 성공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번에는 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방 도시, 전주가 중심이 되어 도전하는 만큼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올림픽은 개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인프라 확충, 관광산업 활성화, 글로벌 청년 교류 확대 등 다층적 효과를 동반한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가 말처럼 쉬운 과제는 아니다. 아시아·유럽·남미의 여러 도시들도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IOC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신흥국과의 네트워크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번 아프리카 선수단 초청은 바로 그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향후 전북도는 이러한 단발성 행사를 넘어 정례적인 교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매년 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청소년 선수들을 초청해 훈련과 대회 참가, 문화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면 ‘전북=스포츠 우호 도시’라는 인식이 IOC 위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질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전북의 역사·문화 자원을 결합한 복합적 전략이다. 아프리카 선수단은 대회 이후 전주 한옥마을과 무주 덕유산을 방문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단발성 이벤트로 그친다면 국제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장기적인 스포츠 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외 학계·체육계·외교계의 전문 인력을 아우르는 추진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민과 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은 ‘도민의 열망과 응원’이다. 전주와 전북이 스스로 올림픽 개최를 통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줄 때 국제사회도 그 가능성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번 아프리카 선수단 초청은 작은 시작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계단이 쌓여 결국 2036 전주올림픽이라는 큰 목표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전북이 스포츠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 국제무대에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