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가 10년 만에 도내 도립공원의 구역과 용도지구를 전면 개편한다. 대상은 모악산, 대둔산, 마이산, 선운산 등 도민들에게 친숙한 네 곳의 도립공원이다. 전북특별법 시행 이후 도지사가 환경부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공원 지정 해제와 축소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처음으로 행사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북도는 전체 도립공원 면적 139.375㎢ 가운데 주민 불편이 크거나 보전 필요성이 낮은 0.387㎢(11만 평)를 공원구역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또 자연환경지구 109.265㎢ 중 0.321㎢는 공원마을지구 또는 공원문화유산지구로 전환된다. 생태기반 및 적합성 평가를 거쳐 생태적 가치가 낮은 지역에 한해 조정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자연 보전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개편은 자연공원법 제15조에 따라 10년마다 실시하는 타당성 조사와 각 시·군 의견수렴, 주민설명회를 거쳐 마련된 만큼 절차적 정당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그동안 공원 경계 200m 이내의 사유지 소유주들은 토지 이용 제한과 각종 규제로 인한 불편을 호소해 왔다. 이번 조정은 그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자연 보전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공원마을지구로 전환되는 지역은 생활 필수시설 설치가 가능해져 정주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또한 사찰 등 문화재가 포함된 지역을 공원문화유산지구로 조정해 체계적인 보전과 문화관광 자원화로 활용하는 길도 열렸다.
그러나 몇 가지 우려도 있다. 공원구역 일부가 해제된다는 사실만으로 ‘개발 이익’에 눈을 돌리는 시선이 생길 수 있고 무분별한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와 각 시군은 “생태 평가 4~5등급 지역만 제외했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또한 공원 경계 축소가 주민 편의를 위한 것이지, 특정 개발업자의 이해관계와 맞물리지 않도록 엄정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관광 인프라 확충은 분명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 얻는 성과라면 결국 미래 세대의 자산을 잃는 대가가 될 것이다. 도립공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공공재다. 따라서 이번 구역 조정은 주민 생활 편의 증진과 함께 ‘지속 가능한 관리’라는 원칙 위에서 실행돼야 한다.
앞으로 도는 구역 변경에 따라 새롭게 적용될 행위 제한과 규제 완화 조항을 주민들에게 잘 알리고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공원 문화유산지구와 공원마을지구 조정이 실제 지역 주민 삶의 질 개선과 문화관광 활성화로 이어지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자연 보전과 지역 발전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다. 균형 있는 계획과 철저한 관리만 뒷받침된다면 전북 도립공원 개편은 주민 불편 해소와 생태 자산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전북도가 이번 조정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원 관리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