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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최근 관공서 납품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시도가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수십 년간 사업을 해온 업체 대표조차 속을 뻔할 정도로 수법이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 인쇄·출판업을 운영하는 A씨는 얼마전 도교육청 소속 주무관을 사칭한 인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해당 인물은 “기존 거래업체에 문제가 있어 새로운 인쇄업체를 찾고 있다”며 “발주 물량이 상당하다”고 설명했고, 며칠 뒤 미팅을 약속했다.

문제는 미팅을 앞두고 벌어졌다. 미팅 이틀 전, 이 인물은 다시 전화를 걸어 “학교에 납품할 간이 소화전 세트를 급히 구매해야 한다”며 “예산이 이미 확보돼 있어 바로 결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공급업체를 지정하며 “도매가 대비 개당 70만 원의 차익이 발생하는데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느냐”고 요구했다.

A씨는 의심을 크게 하지 않은 채 해당 공급업체에 연락해 가격을 확인했다. 공급업체 역시 이미 해당 인물과 통화한 듯 납품가와 도매가를 별다른 의심 없이 전달했다. 이후 A씨가 납품 일정을 묻자 “다음날 오전까지 납품해야 한다”며 긴박한 상황을 강조했다.

A씨가 “행정기관의 구매 절차치고는 지나치게 급하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이 인물은 “기존 업체가 신뢰를 잃어 급히 변경하는 것”이라며 “이번 건을 잘 처리하면 향후 인쇄 발주를 지속적으로 맡기겠다”고 회유했다.

이에 A씨는 공급업체와 구매를 협의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공급업체는 “전액 현금 입금이 확인돼야 출고가 가능하다”고 요구했고, A씨가 부담을 느끼자 “50% 선입금을 조건으로 나머지는 현장에서 지급하라”고 제안했다.

비정상적인 거래 방식에 의구심을 느낀 A씨는 주무관을 사칭한 인물에게 직접 만나 확인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인물은 “창고 작업 중이라 이후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었고, 이후 어떠한 연락도 이어지지 않았다.

A씨는 “만약 계약금 10%만 요구했더라면 급한 일정에 쫓겨 입금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랜 기간 관공서 납품을 해왔음에도 순간적으로 판단이 흐려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얼마나 정교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범행은 사전에 업체를 물색한 뒤 신뢰를 쌓고, 실제 거래가 성사될 것처럼 기대를 부풀린 뒤 급박한 상황을 조성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관공서 납품과 예산 집행을 내세워 신뢰를 확보하고, 정상적인 유통업체까지 연계된 것처럼 꾸며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을 사칭해 긴급 납품이나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며 “전화만으로 거래를 진행하거나 현금 입금을 요구할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 또한 “최근 보이스피싱은 기존 금융사기 형태를 넘어 실제 거래를 가장한 신종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질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동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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