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국립공원 전북지사 신축 공사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관리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현장을 감독하는 공사 관계자조차 신호수와 작업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등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현장은 포크레인이 도로를 가로막은 채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차량과 보행자의 통행을 통제하거나 위험을 알리는 신호수는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공사 구간을 알리는 안전 표지와 통제 조치 역시 미흡해 탐방객과 차량 운전자들이 그대로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을 지나던 이용객이 “도로를 관리할 신호수도 없이 도로를 차단하고 굴삭기가 작어을 해도 되느냐”고 묻자, 공사 관계자는 “신호수가 왜 없느냐,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이용객이 “신호수가 누구냐”고 재차 질문하자 공사 관계자는 “내가 신호수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제 제기에도 “포크레인으로 잠깐 자재를 나를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장 안전 의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도로 점용이나 중장비 작업이 이뤄지는 공사 현장에서 신호수 배치는 필수적인 안전 조치로 꼽힌다. 특히 지리산 국립공원처럼 탐방객과 일반 차량 통행이 빈번한 구간에서는 보행자 보호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도로를 점용한 상태에서 공사를 할 경우 신호수(교통 유도요원)는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법적으로 요구되는 안전관리 핵심 인력이다. 관련 기준은 ‘도로교통법’, ‘산업안전보건법’, ‘건설기술진흥법’ 및 국토교통부의 ‘도로공사 표준시방서’, ‘교통관리지침’ 등에 명시돼 있으며, 신호수는 식별과 안전 확보를 위해 형광색 안전조끼(야간 반사 기능 포함), 안전모, 신호봉 또는 깃발 등을 갖춰야 한다.
건설안전 전문가들은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 작업 시에는 작업 반경 내 접근 통제를 위한 별도의 신호수 배치가 필수적”이라며 “작업자가 신호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해당 공사가 국립공원이라는 공공성이 높은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국립공원은 어린이와 고령층 등 안전 취약계층 이용이 많은 만큼 일반 도로보다 더 강화된 안전 기준이 요구된다.
지리산 국립공원 전북지사 관계자는 “실수를 인정한다. 철저한 안전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