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면서 국가별 잔류허용기준 차이로 발생하는 비관세장벽 해소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수출 고추의 통관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대만 수출 포도의 통관 위반이 해소되는 등 수출 현장의 부담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수입국별 농약 잔류허용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 안전사용지침을 확대하고 수입국과의 협의를 통해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농약 잔류허용기준(MRL)은 농산물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농약 성분의 최대 허용량으로, 국가마다 기준이 다르다. 국내에서 사용이 허용된 농약이라도 수입국 기준에 맞지 않으면 통관 거부나 반송, 폐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진청은 2003년 6개국 12개 작물 32종이던 수출 농산물 농약 안전사용지침을 올해 13개국 30개 작물 86종으로 확대했다. 태국 수출 딸기·포도, 중국 수출 감, 호주 수출 참외 등에 대한 안전사용지침도 새로 개발해 보급했다.
수입국과의 협의를 통한 잔류허용기준 설정도 확대했다. 일본과 대만 등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19개 작물에 대해 111건의 수입농산물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해 국내 수출 농가의 농약 선택 폭을 넓혔다.
실제 일본 수출 고추는 2024년 9월 헥사코나졸 잔류허용기준이 신설되면서 통관 검사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기존 1주일 이상 걸리던 통관 기간이 1~2일로 단축됐으며, 수출량도 2023년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수출 포도 역시 테트라닐리프롤 성분과 관련해 과거 20건의 통관 위반이 발생하면서 약 92만 달러의 손실이 추정됐으나, 지난해 3월 잔류허용기준 설정 이후에는 통관 위반이 발생하지 않았다.
농진청은 농가와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안전관리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통관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원인 분석과 개선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2024년부터 관련 기관과 농약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며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축적된 3만6천여 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농약 안전사용지침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 농산물이 세계시장의 비관세장벽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