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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 주도 성장 33조 원, 전북도·정치권의 역량을 보여라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을 820조9천억 원 규모로 편성하고 지방 주도 성장에 33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수도권 중심의 성장구조를 개선하고 지역을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소멸과 산업 기반 약화에 직면한 전북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방향이 곧 전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 성패는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의 대응 역량에 달렸다.

정부가 지방 주도 성장에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재원을 배정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일자리로 인해 전북은 청년 유출과 지역경제 침체라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이번 예산은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을 기회다.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한 33조 원 가운데 전북이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의 지방 우대 방침만 믿고 기다릴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전북도의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새만금과 피지컬 AI, 농생명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지역의 성장동력을 국가 재정사업과 연결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사업의 필요성만 강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 창출, 투자 실현 가능성을 수치와 논리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뒤 뒤늦게 대응하는 소극적인 행정으로는 치열한 지역 간 경쟁에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 정치권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여야와 지역구를 떠나 전북의 핵심 현안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은 물론 미래산업 투자와 기업 유치 지원책이 전북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국회와 중앙부처를 상대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 발전을 말하면서 정작 예산 확보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공공기관 이전과 미래산업 투자는 한 번 기회를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다. 전북도는 유치 대상 기관과 전략사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정치권은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제도적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도와 정치권이 제각각 움직이거나 성과를 둘러싼 공치사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 공동 전략을 세우고 추진 상황과 확보 실적을 도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지방 우대 원칙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예산 배분과 투자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전북의 몫은 누군가 대신 챙겨주지 않는다. 82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전북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지, 또 하나의 놓친 기회로 남을지는 전북도와 정치권의 실천에 달려 있다. 도민이 원하는 것은 장밋빛 전망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기업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분명한 성과다. 이제 말이 아닌 결과로 책임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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