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펼치고 있는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이 자연재해나 부채 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한 농가의 농지를 매입해 대위변제 등 부채 상환을 돕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를 대상으로 한 임대료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 ( 더불어민주당 ,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 고창군 )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 지난 2019년부터 2024년5월까지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에 따라 경영위기 농가의 농지를 매입한 원금 대비 환매차익 비율은 2019년 16.6%, 2020년 및 2021년 17.7%, 2022년 19.8%, 2023년 22.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에 농가가 납부한 환매차액은 매도당시 금액 대비 2019년 281억원 3,700만원 , 2020년 395억 5,700만원 , 2021년 511 억 4,500만원 , 2022년 411억 4,900만원 , 2023년 358억 1,400만원 , 올해 5월 기준 173억 9,100만원 등 총 2,132억 9,300만원의 환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 또한 매입 이후 환매까지 얻은 임대료 수입 역시 같은 기간 총 760 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
이와 같이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에 따른 환매차익은 같은 기간 한국농어촌공사의 영업이익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서 , 실제 지난 2023 년 한국농어촌공사의 영업이익은 총 112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023년도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에 따른 환매차익 및 입대료 수입은 470 억원에 달해 무려 4.2 배 차이가 났다 .
이러한 막대한 환매차익의 원인은 농지가격의 상승과 높은 환매요율( 이자율 )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현행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에 따라 환매가격은 환매 당시 감정평가금액 또는 환매요율 연 3% 를 가산한 금액 중 낮은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
그러나 최근 10년간 (14~23 년 ) 농지가격 실거래가는 36.1% 증가했고 , 환매요율을 가산한 금액으로 환매한다 하더라도 다른 농축산정책자금의 금리( 연 1%~2.5%) 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 이로 인해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이 경영 위기에 처한 농민들을 지원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경영위기에 내몰린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과 함께 사업의 실효성마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윤준병 의원은 “현재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은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농민들을 지원하겠다는 미명 하에 농민의 회생보다 공사의 실속만 챙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변질됐다” 며 “실제 5 년간 환매차익과 납부된 입대료만 무려 3 천억원에 달하면서 본 사업이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채 오히려 지원받아야 할 경영위기 농가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형국에 이르렀다” 고 지적했다 .
이어 윤 의원은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을 신청한 농가 중 10% 넘는 농가들이 이미 파산을 했거나 농지가격의 상승 및 인건비 · 농자재값 인상 등으로 다시 농지를 되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점도 개선해나가야 할 과제 ”라며 “고물가 · 고금리의 어려운 시기에 한국농어촌공사가 경영 위기에 처한 농민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수혈에 적극 나서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