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연말 "얼굴없는천사"의 사랑 온도는 어김없이 큰 감동을 전하며 끝없이 올라갔다.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얼굴없는천사의 소리다.
27일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노송동주민센터 전화기를 타고 흘렀다. “이레교회 표지판 뒤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 직원들은 곧바로 통화내용에 따라 이동해 교회 표지판 뒤 A4 복사용지 박스를 발견했다. 주민센터에서 확인해 보니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 총 8006만 3980원을 확인했다.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노송동주민센터 민원실에 58만 4000원 기부를 시작으로 2023년 연말까지 24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익명으로 성금을 기부해 오며 현재까지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없는천사'가 전주시민 위해 보내준 성금은 올해로 총 9억 6479만 7670원에 달한다.
얼굴 없는 천사가 남몰래 놓고 간 성금은 얼굴 없는 천사가 남긴 메시지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는 그간 '얼굴없는천사'가 베푼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인재에 대한 장학금 및 대학 등록금도 수여해 왔다.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했다.
여기에 노송동 특화사업으로 매월 4일을 ‘얼굴없는천사의 날’로 정하고, 지역사회 노인들을 대상으로 '중식 제공, 이·미용 봉사, 문화누리카드 장터 개장'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며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리고 있다.
특히 전주시 '얼굴없는천사'는 지난 19일 올해 처음 제정된 HD현대아너상의 ‘대상’과 ‘1% 나눔상’에서 “당신은 이웃을 위해 헌신한 시민 영웅입니다”의 수상자로 결정되기도 했다.
전주시는 '얼굴없는천사'의 선행에 의한 ‘2023년 HD현대아너상' 시상금 2억 원은 ‘얼굴없는천사’가 평소 밝혀온 뜻에 따라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사용할 계획이다.
송해인 노송동장은 “2000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전주시 '얼굴없는천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얼굴없는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을 지속적으로 이뤄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