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상운리 일대에서 하나의 고분에 여러 기의 매장 시설을 두는 마한의 매장 문화 흔적이 확인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 3기를 발굴 조사한 결과, 고분 하나에 여러 매장 시설을 안치하는 마한 특유의 전통이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상운리 일대에서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발굴 조사가 진행돼 원삼국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분구묘(墳丘墓) 30기와 매장시설 163기가 확인된 바 있다.
분구묘는 흙이나 돌로 봉분과 같은 분구(墳丘)를 조성하고 그 안에 매장시설을 만든 무덤을 뜻한다. 조사 결과 원상운 고분군은 당초 8기로 알려져 있으나 추가로 1기가 확인돼 총 9기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4호·6호·9호 고분은 흙을 쌓아 올려 만드는 언덕 형태의 분구를 만든 뒤 가장자리에 도랑 형태의 시설인 주구(周溝)를 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주구의 너비는 약 2.5m로, 전형적인 마한 분구묘의 구조"며 “분구는 흙으로 쌓아 올린 위쪽 부분이 대부분 유실돼 10∼30㎝ 정도만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고분의 중심부에는 목관 1기가 놓여 있었고 주구 내부에 목관이 추가로 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호 고분은 경사가 낮은 방향으로 주구를 메운 뒤 목관 2기를 추가로 둬 수평으로 분구를 확장한 듯한 형태로 확인됐다. 목관과 주구에서는 의례용 토기가 출토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4호 고분 주구에서 나온 목이 길고 바닥이 편평한 항아리(장경평저호·長頸平底壺)는 완주 일대 마한 토기 문화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대표 토기이지만 발굴된 사례가 많지 않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