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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오늘 런던 앰버서더 극장에서 막이 오른 크리스티의 추리극 ‘쥐덫’은 아직도 쓰레기통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 쥐덫은 반세기가 지나도 관객과 돈을 잘 잡아내고 있다.
‘쥐덫’이 초연된 이듬해 처녀티를 벗어나지 못한 채 왕관을 썼던 여왕은 얼마 전 할머니 여왕으로 즉위 50주년을 맞았다.
크리스티가 71년 기사(나이트)에 해당하는 ‘데임’이란 귀족 칭호를 받고 그 5년 뒤에는 삶의 막을 내렸으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쥐덫’의 막은 계속 오르내렸다.
그동안 영국의 위상도 연극의 상황도 바뀌었다.
연극이 초연되던 무렵만 해도 남아 있던 대영제국의 잔영은 어느덧 팍스아메리카에 밀려 역사의 한 페이지로 멀어졌다.
연극도 날로 대형화되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따라서 어느 눈 오는 날 외딴 여인숙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이 방 한 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쥐덫’은 어느새 구닥다리 연극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이 연극은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맞서는 런던 웨스트엔드의 자랑거리다.
미국의 공연계가 ‘쥐덫’의 장기공연 기록을 깨려고 한 데는 그런 시샘도 없지 않았다.
2002년 1월로 마지막 공연을 한 뮤지컬 ‘팬태스틱스’도 그런 것이다.
60년 5월 뉴욕의 설리번 스트리트 극장에서 초연된 이 뮤지컬은 ‘쥐덫’의 기록을 깨려고 했으나 수입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 41년만에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연극에 관한한 셰익스피어 이래의 대영제국이 아직 살아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추리물인 것도 자랑일 수 있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를 사랑하듯 냉철한 이성을 존중하는 전통이 살 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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