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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교육감, 보여주기식 '쑈통'에 교사들 분노

교사들과 소통 목적 행사, 사실상 교육청 장학사가 입맛 맞는 교사 추천... 의견 수렴 깜깜이


]최근 서거석 교육감이 교사들과 소통을 목적으로 개최한 행사가 사실 전북교육청 장학사의 추천으로 선정된 교사들의 깜깜이 의견 수렴이었다는 지적이다. 
 
1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등에 따르면 서거석 교육감이 지난 2년간 전북교육 변화와 향후 방향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전북교육 대전환 2년! 교육감, 교사에게 듣는다' 행사가 전북교육청이 입맛에 맞는 교사만 선발해 의견을 듣는 보여주기식 '쑈통'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행사에 선발된 80여 명의 교사들 대부분이 도교육청 장학사들의 추천을 통해 선정됐으며, 교육감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합리적인 교사들로 선정됐다"며 "행사를 알게 된 전교조는 희망하는 교사들의 참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했으나, '공간 부족'과 '유튜브로 보면 된다' 등의 답변으로 거절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공지했던 유튜브 방송은 행사 시작 30분 전에 돌연 취소됐고, 초대받지 못한 교사들은 전북교육청 1층 로비에서 직원들에게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며 "수십명의 직원들이 2중, 3중으로 막고 있었는데 교사 생활 20년 동안 이렇게 치욕스러운 순간은 없었다"며 한탄했다. 

이어 "소통하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외침에도 서거석 교육감은 행사가 끝난 뒤 선생님들을 피해 다른 문으로 대피했다"며 "선생님들의 항의에 교육청 관계자들은 경찰을 부르고, 고소하겠다고 겁박했다. 무엇을 위해 쑈를 하는지 전북교육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행사에 참여한 교사는 "'교사에게 듣는다'는 자리가 아니라 '교육감에게 듣는다'가 맞는 표현이었다"며 "교사들은 비교적 간결한 질문을 한 반면 그에 답하는 서거석 교육감의 장황한 답변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해명을 늘어놓기 위한 자리로 보였다"고 후기를 전했다. 

전북교육청 정책기획과 관계자는 "행사에 선발된 80여 명의 교사들은 전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교사들 위주로 선발한 건 사실이지만 편향적인 선발은 아니다"며 "행사의 공정성을 위해 유튜브 방송도 준비했지만 공직자선거법 위반 등의 문제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교사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진행한 의도와 달리 단체들과 오해가 생겨 아쉽다"며 "다음 행사는 교원단체도 참여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놓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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