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의 실질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AI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 보급된 디지털기기를 유지·보수하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 지역 초중고 학교에 보급된 디지털기기는 15만8183대에 달한다.
반면 해당 기기들을 관리할 도내 전문 인력은 고작 10명에 불과했다. 이는 전문인력 1명이 2만2598대의 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유지보수 전문 인력은 각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해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일부 학교는 교육청의 지원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외부 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교는 유지보수 예산이 별도로 편성되지 않아 시도교육청의 전문 인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디지털기기 유지보수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 현장의 컴퓨터·정보 교사들이 본래의 교육 외 업무로 고장난 기기 수리까지 떠맡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 교사들 역시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업무를 배워가며 처리해야 한다.
김영호 의원은 "현재도 일선 학교에 디지털기기를 관리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 3월 AI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면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히 우려가 된다"며 "윤 정부의 막무가내식 AI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대해 여러 교육 주체들의 우려가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