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교육청은 청소년 흡연·유해 약물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개최한 '노담노마 토크콘서트'에 마약 투약 혐의와 음주운전 적발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 남태현 씨를 초청해 교육계와 학보모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25일 오후 학생과 교사가 흡연·마약류 등 유해 약물을 주제로 전문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행사에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데다 음주운전 사고까지 냈던 가수 남태현 씨를 초청했다.
남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래를 통해 학생들에게 회복과 재기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교육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전북교총 오준영 회장은 "'노담노마 토크콘서트' 개최는 환영할 일이지만 안전교육 예방 차원이라는 행사에 아직 위기 상황을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에게 위험 요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블랙북' 형태의 안전교육은 지양돼야 맞다"면서 "아이돌 출신의 강사가 본인의 과오를 반성하고 마약에 대한 근절을 안내하는 것은 학생들 입장에서 '한번 쯤의 실수는 괜찮은 것이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송욱진 지부장은 "청소년 흡연·유해 약물 예방 콘서트에 가수 남태현을 강사로 초대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마약 투약 경험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의 한 학부모는 "한번 마약을 한 사람은 재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들었다"며 "학생들에게 애초에 알지 않아도 될 그런 경험들을 알려준다는 교육청의 취지에 전혀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북학생의회 오현서 의장은 "가수 남태현의 과거를 잘 알진 못했는데 이번 토크콘서트를 통해 알았다"며 "과거에 그런 일들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훈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전북도청에서 추천을 받아 섭외하게 됐다"며 "가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회복과 재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성민 기자